바르셀로나와 애틀랜타 패럴림픽에 출전했던 나는 2000년 시드니 패럴림픽에도 꼭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려면 이제 슬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수영부 지도며 교원으로서의 연수 등이 있어 내 연습을 하겠다고 수영장에 뛰어드는 건 아무래도 시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신입교사의 다짐
6월에는 수영부의 중학생 선수권 수영대회와, 내가 출장하는 관동 선수권 대회, 그리고 기말시험과 신임 교사 연수도 있어서 정말 쉴 새 없이 바쁘다. 그중에서도 연수는 닷새나 걸리는 큰 일거리. 올해 초임자 연수는 학교에서 하는 것과 출장 연수를 합쳐 90일 정도가 예정되어 있고, 6월에는 지역 사적 순례와 시즈오카 현에서 주최하는 연수도 기다리고 있다.
시즈오카 현 서부교육청에서 받는 연수는 4~5일 걸리 한 번씩인데 이번으로 세 번째이다. 지금까지 받은 두 차례의 연수는 먼저 교파별로 수업 참관부터 했다. 수업 참관이 끝난 뒤에는 각자 자신이라면 이떤수업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정식 교원이 된 뒤로 새록새록 느끼는 건, 당연한 일어 기는 하지만, 선생님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것이다. 담당 교과의 지식을 지속적으로 재충전하고,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서도 수없이 말했지만 지도력을 갖추어야 한다. 테크닉이나 요령, 그리고 경험의 힘이 크다. 나는 매번 수업 지도안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이렇게 질문해서 이런 대답이 돌아오게 해 보자라는 계획으로 교실에 들어선다.
학생들의 다양한 사고와 견해
그러나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는 일이 별로 없어 가끔 지도안대로 진행하려는 수업이 잘될 턱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학생의 발표에 잘못된 점이 있다고 해도 그건 틀렸다고 간단하게 넘어가버리고 진도를 서두를 수는 없다. 기껏 학생 쪽에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려는 의욕을 보였는데 그런 마음을 꺾거나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
사회과에서 정답이 딱 한 가지인 건 시험 볼 때뿐이다. 다양한 사고와 견해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알고 싶은 것이 엉뚱하게도 만리장성의 길이여도 괜찮은 것이다. "만리장성은 길이가 얼마나 돼요?" 이런 질문에 만리장성이 몇 킬로미터 건 그건 우리 공부와는 상관없는 일이야.라고 그냥 넘어가버린다면 큰 잘못 아닌가.
수업이 끝났을 때 학생들이 각자 나름대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고, 나아가 더 깊이 알고 싶고 더 조사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키울 수 있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수업이 아닐까. 지금은 선배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받아야 하지만, 앞으로는 내 경험을 서로 나눠가질 수 있도록 나름대로 요령을 기록해뒀다가 선생님이 될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다.
수업을 할 때마다 어떻게 학생의 의욕을 이끌어낼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가 되곤 하는데, 이건 특별 활동에서도 마찬가지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선 시드니 패럴림픽을 위한 나 자신의 본격적인 준비는 당분간 미뤄두고, 우리 학교 수영부가 목표로 삼은 6월 대회에 온 힘을 기울이도록 해야겠다. 내 기록이 빨라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수영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재미와 오묘한 맛 또한 말할 수 없이 크다.
나의 수영 연습
우리 학교 수영장은 50미터 코스가 아홉 개. 수영장 가에서 지도를 할 때 내가 부원들의 수영하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1코스와 9코스뿐이다. 부원들의 헤엄치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없기 매문에 변 가장자리 코스가 아니면 알기 힘든 것이다.
좀 더 빠른 속력을 내기 위해서는 물을 힘차게 저을 것, 그러면서 물의 저항은 되도록 적게 받을 것, 이 양쪽을 모두 균형 있게 신장시켜야 한다. 그것을 염두에 두면서 자 개인별로 하나하나 지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영장 가에 서서 하는 지도로는 2코스부터 8코스까지의 아이들을 파악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코치의 지도도 받지 못하고 그저 헤엄만 치는 꼴이 된다.
그래서 나도 수영장에 함께 들어가 부원들이 수영하는 바로 곁이나 뒤에서 따라서 헤엄을 치면서, 물을 젓는 방법이나 버릇 등을 소리를 듣고 확인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소리에 의지해서 그 아이의 결점을 추측해내는 것이다. 나는 수영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라 일단 물에 들어가면 힘껏 물을 가르며 헤엄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아이들의 실력을 향상해주고 싶은 마음 역시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간절하다.
그것이 내가 수영 선수로서 또한 교사로서 양립해야 하는 현재의 처지에서 어떻게도 풀 수 없는 딜레마라면 딜레마라고 할까? 아이들도 은근히 이렇게 걱정을 해준다. "선생님은 수영 연습 안 하세요?" "너희들을 지켜보는 게 내 할 일 아니냐. 난 괜찮다, 괜찮아." 나는 대충 그렇게 얼버무린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이들은 지금이 한창때다. 역이 쭉쭉 늘어날 시기인 것이다. 현 대회나 전국 대회에 나가겠다는 꿈을 꼭 이루게 해주고 싶다. 릴레이 멤버가 되지 못한 아이들은 최선을 다해 낄 수 있도록 지도해주고 싶다. 그런 와중이지만 아이들이 5분 정도 쉬는 시간을 이용해 잠깐이나마 내 수영을 해보곤 한다.
그걸로는 제대로 연습이랄 수도 없지만, 수영은 앞으로도 평생 계속할 테고 아직은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니까 현역 수영 선수로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자세와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할 것을 마음에 새겨두면 된다고 혼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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